국민을 개돼지로 부르다? 나향욱 대변인의 과거 발언 파장


나향욱 "국민은 개 돼지다"



 "국회의원들의 비판과 고향으로 칩거, 나향욱의 사건 이후"

"교육부의 해명과 언론의 비판, 사건 축소의 시도"

"사퇴 요구 속에 국회 등장, 나향욱의 변명과 사퇴 신호"

2016년 7월 7일 저녁 서울특별시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교육부 대변인, 대외협력실 과장이 동석하고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 송현숙, 교육부 출입기자 아무개와 저녁을 함께 했다. 나향욱과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은 서로 초면이었다고 한다. 고위 공무원과 기자와 사석으로 같이 식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고위 공무원이 기자와 밥 한 끼 먹는 것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다. 금품이나 향응의 일방적 제공이 문제일 뿐. 깔끔하게 서로 더치페이하거나 시장에서 국밥이나 한 그릇 먹는 정도라면 문제시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기자가 공무원하고 친분이 없으면 무슨 수로 깊이 있는 정보를 얻어 국민들에게 고발하겠는가?


하여튼 나향욱은 이 자리에서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 "민중을 개돼지로 취급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기자가 "영화 <내부자들>에 나오는 말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자신이 속한 집단과 생각이 달라 못마땅하고 아니꼬운 진보 성향 매체의 기자들에게 도발적으로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래도 윗물에서 놀다 보니 기고만장해진 것 같다.

교육부 고위공무원과 교육부 출입 기자가 한 자리에 모여 있다는 것부터가 이미 "오롯이 사석"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기엔 무리다. 게다가 발언 자체가 워낙 어처구니없어서 어지간한 개드립도 농담 혹은 오프 더 레코드로 처리하곤 하는 기자들도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가 나 전 기획관에게 몇 차례 해명을 요구했으나 거부했다는 점을 볼 때 나 전 기획관이 공직자로서 기본적인 언론인 대응법을 완전히 잊고 있었거나 알고 있었더라도 '개인의 소신 발언에 대해 언론들이 뭘 어쩔 것인가' 식의 개무시를 한 것이 아닌지 유추할 수 있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국가에서 기자들이 그 펜으로 무슨 일을 해 왔는지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런 식으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며 했더라도 최소한 무마를 하려는 행동은 했을 것이다.

참고로 해당 자리에 있었던 경향신문 기자는 사적인 자리에서 말한 내용을 밝혀야 할지 심적인 고민이 상당했다고 한다. 동석했던 사람은 잠도 못 잘 정도였다고. 하지만 그 도가 지나쳐 헌법에 위배되는 내용인 데다 교육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주요 자리에 있는 인사의 발언인 만큼 공적인 보도 가치와 알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공개했다고 김현정의 뉴스쇼 7월 11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기자가 제대로 작정하고 공무원의 공직생활을 날려버린 (물론 언론의 자유에 기반한 권리로) 경우다.

사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등에 대한 정보 자료를 쥐고 있는 고위 공무원, 정치인들과의 식사 자리는 들어오는 정보 자료의 질과 등급을 좌우하는 기자와 신문사 입장에서는 정말 간절히 원하는 정보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정보원을 포기하면서까지 발언을 공개했다는 건 정말이지 단단히 작정하게 만들 만큼 막장 발언이라는 의미다.

이후 해당 발언에 대해 "공무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편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하며 자신의 발언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식으로 해명 요구를 거부했다. 하지만 이후 자신의 "신분제 공고화", "민중을 개돼지로 취급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한 기사가 준비되고 있었다는 걸 알았는지 최초 보도 직전인 8일 저녁 대변인과 함께 경향신문 편집국을 찾아와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 드린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현정의 뉴스쇼> 7월 11일자에서 해당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는 경향신문에 해명차 찾아왔을 때에도 내용은 잘못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태세전환을 시전했는데 처음엔 공무원으로서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생각일 망정 그것은 분명히 자신의 본심임을 밝혔다가 나중에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서 초기 해명을 완전히 뒤엎고 변명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 셈이 됐다. 때문에 해명이라는 것도 본인이 진심으로 잘못된 발언을 한 것이라고 인지해서 하는지, 아니면 본인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음에도 단지 주변인들이 그렇게 하라고 하니까 이해는 안 가지만 아무튼 하는지 그 저의가 심히 의심되었다. 이러한 망언들로 인해 앞서 밝혔던 정책들과 발언들이 위선으로 평가되었다.

결국 외신에도 보도됐다. LA타임즈 기사의 서두에 적힌 "도널드 트럼프조차 머쓱하게 만들 정도로 거친 발언(They are comments so harsh they might make Donald Trump blush.)"이라는 문구가 이 말이 얼마나 최고의 망언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여담으로 대선주자였던 밋 롬니도 유사한 내용의 발언을 한 바 있었으며 제시된 본 기사에서도 롬니의 발언을 언급했다. 여기도 비공개 석상에서 벌어진 망언이었다. 미국 네티즌 사이에서 "나향욱은 대권에 도전 중인 도널드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아주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뉴욕 타임즈 아시아 · 퍼시픽 지면에 최상훈 기자가 영어로 기고한 기사도 있다. 첫 문장의 비유가 압권. NY TIMES 대략 '한국 교육청은 돼지치기와 개장수 꼴이 됐으며, 유권자들은 멍멍대고 꿀꿀거리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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